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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112
한자 上元
이칭/별칭 상원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집필자 이명진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 풍속
의례 시기/일시 음력 1월 15일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음력 1월 15일에 행하는 세시 풍속.

[개설 및 절차]

대보름은 상원(上元)이라고 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세시 명절 중 하나이다. 음력 1월 15일을 대보름, 음력 1월 14일은 작은 보름이라고 부른다. 대보름 시기에는 마을 전체가 잔치 분위기에 휩싸이는 때이다. 마을 공동 신에게 제사도 지내고 마을 공동체의 구성원이 모두 함께하는 대동 놀이 등도 많다. 또한 대보름이 되면 행하는 풍속들이 많으며 보름 풍속은 14일부터 시작된다.

[연원 및 변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찹쌀로 밥을 짓는데 대추·밤·기름·꿀·간장 등을 섞어 찌고 잣을 박은 것을 약밥이라 하여, 보름날의 좋은 음식으로 여기며 이것으로 제사를 지낸다. 대개 이는 신라의 옛 풍속이다[炊糯米 拌棗栗油蜜醬幷蒸 調海松子 名曰藥飯 爲上元佳饌用以供祀 盖新羅舊俗也].”라고 하였다. 또한 “이른 새벽에 날밤·호두·은행·잣·무 등을 깨물며 ‘1년 열두 달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빈다. 이를 작절(嚼癤)이라 하기도 하고, 고치지방(固齒之方)이라고도 했다[嚼生栗胡桃銀杏皮柏子蔓菁根之屬 祝曰 一年十二朔無事泰平 不生 癰癤謂之嚼癤 或云固齒之方].”라는 기록도 있다. 여기서 작절은 부럼 깨물기이고, 고치지방은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동국세시기』에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대보름 풍속이 기록되어 있다.

[절차 및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천안 지역에서는 열나흗날 저녁에 쌀·보리·수수·팥·콩 등 잡곡을 섞어서 밥을 짓는데, 이를 오곡밥 또는 잡곡밥이라 부른다. 오곡밥을 할 때는 노가지나무[노간주나무]를 베어다가 불을 땐다.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해정 1리 엄정말에서는 이 나무가 타면서 내는 오독오독 하는 소리가 마치 곡식이 여무는 소리 같다고 하여, 이 나무로 불을 때서 밥을 지으면 그해에 콩, 팥 등이 통통하게 잘 여문다고 믿는다.

이때는 묵은 김치를 먹지 않고 새로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을 담아서 먹으며 갈무리해 둔 나물을 볶아서 함께 먹는다. 이 밥은 다른 날보다 일찍 먹는데,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병천리에서는 이렇게 하면 일 년 동안 매일 저녁을 일찍 먹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열나흗날 저녁에는 시루떡을 마련하여 집을 위한다. 시루를 터주나 성주 등에 올리고 집안이 사고 없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이를 “고사 지낸다.”, “안택 한다.”라고 말한다. 엄정말에서는 열이튿날부터 마을의 집집을 돌며 집안의 터를 막아 주는 의미로 도구지지미를 하고, 열나흗날에는 느티나무 고사를 통하여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또한 엄정말에서는 열나흗날 저녁에 접시에 들기름을 담고 그 안에 식구 수대로 창호지 심지를 꼬아서 담근 후 불을 붙여 타는 모양을 보고 식구의 운수를 점치기도 한다. 불이 밝게 타야 그해에 운수가 좋다고 한다.

열나흗날에는 개밥을 주지 않는데, 천안시 병천면 병천리에서는 이날 개에게 밥을 주면 먹은 것을 게운다고 하여 온종일 굶긴다. 개에게 밥을 주지 않았던 것은 『동국세시기』에도 “개에게 밥을 먹이면 여름에 파리가 많이 꾀고 마르기 때문이며, 그래서 속담에 굶는 것을 비유하여 ‘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是日不飼犬 飼之 則多蠅而瘦故也 俗戲餓者 此之上元犬).”라고 전하고 있어 오랜 풍속임을 알 수 있다.

밤늦은 시각에는 보름달을 보며 비손[두 손을 비비며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비는 일]한다. 이를 달맞이라고 한다. 남보다 먼저 달이 뜨는 것을 보면 소원을 성취하고, 달이 떠오를 때 큰절을 하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신수를 보아서 운수가 나쁘다고 하면 열나흗날 저녁 종이로 버선을 오려서 막대기에 끼워 지붕 꼭대기에 끼운다. 병천리에서는 동서남북 사방에 절을 하면서 액을 막아달라고 비손한다.

이 밖에도 대보름 풍속으로는 신발 숨기기, 불 밝히기 등 열나흗날에 행하는 풍속이 있고 열나흗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한다. 병천리에서는 대보름은 나가서 맞아야 좋다고 하여 남의 집에서 밤을 보내는 일도 있다.

대보름날 당일에는 흰쌀밥과 미역국을 먹는다. 갓 태어난 아이가 있는 집은 삼신을 위하기도 한다. 이때 밥과 국을 짓는 데에 사용하는 물은 마을의 공동 우물에서 길어온다.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에서는 이를 ‘용알 떠 온다.’라고 한다. 병천리에서는 이렇게 공동 우물에서 물을 떠올 때에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길어 오면 좋다고 하여 새벽 일찍부터 서둘렀다고 한다. 그리고 전날 마련해 둔 나물과 김을 구워 먹는데, 이날 김쌈을 많이 먹으면 볏섬을 많이 한다는 속설이 있다. 또한 아침 일찍 키에 밥과 나물을 골고루 담아 소에게 밥을 주는데, 이때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벼농사가 잘 되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병천리엄정말에서는 소나 개의 목에 복숭아나무의 가지를 꺾어다가 목걸이를 해 주면 그해에 더위를 타지 않고 잔병 없이 잘 큰다고 믿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귀밝이술을 먹고, 호도·잣·밤 등을 깨물어 먹으며 부스럼을 방지한다. 아이들은 해뜨기 전에 마을을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내 더위 사 가라.”라며 더위팔기를 한다.

대보름날에 하는 민속놀이로는 윷놀이·널뛰기·강강술래·줄다리기·쥐불놀이·쥐불싸움·돌싸움·연날리기 등이 있다. 병천리에서는 윤달이 드는 해의 대보름에는 줄다리기를 했는데, 1940년대 후반에 중단되었다가 1996년에 아우내 문화원에서 복원하여 지금까지 단오제 행사의 하나로 지속하고 있다. 엄정말에서는 6·25 전쟁 이전까지만 하여도 해정 2리 마을 아이들과 돌싸움을 했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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