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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간지속신
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4300
한자 十二干支俗信
이칭/별칭 간지속신(干支俗信)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광주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서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전통 풍속

[정의]

광주광역시에서 음력 정초(正初)에 그 해 처음으로 드는 12지 날에 행하는 풍속.

[개설]

십이간지속신(十二干支俗信)은 12지에 해당하는 동물 날에 사람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각종 행사 및 금기와 관련된 믿음을 말하는 것으로, 간지속신(干支俗信)이라고도 한다. 정월의 십이간지속신은 광주광역시에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믿어지거나 행하여졌던 풍속이며, 광주광역시에서 믿어졌던 십이간지속신의 양상 역시 여타의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간지(干支)는 천간(天干)의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를 말하고, 지지(地支)란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를 말한다. 이 천간과 지지가 합해서 간지를 형성하는데, 특히 지지는 짐승으로 상징화된다. 이 열두 동물에 따라 새해 첫 쥐날은 상자일(上子日), 첫 소날은 상축일(上丑日), 첫 범날은 상인일(上寅日), 첫 토끼날은 상묘일(上卯日), 첫 용날은 상진일(上辰日), 첫 뱀날은 상사일(上巳日), 첫 말날은 상오일(上午日), 첫 염소날은 상미일(上未日), 첫 잔나비날은 상신일(上申日), 첫 닭날은 상유일(上酉日), 첫 개날은 상술일(上戌日), 첫 돼지날은 상해일(上亥日)이라고 하며, 각각의 날마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각종 금기가 전해지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이기(紀異)」1 사금갑조(射琴匣條)에 "나라의 풍속에 매년 정월 상해(上亥), 상자(上子), 상오(上午) 등의 날은 백사(百事)를 기신(忌愼)하고 십오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고 나반(糯飯)으로써 제를 지냈다. 지금도 행한다. 이언(俚言)의 달도(怛忉)를 비수(悲愁)라고 해서 백사(百事)를 금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어 매년 정월 상해(上亥), 상자(上子), 상오일(上午日)에는 모든 일을 삼가고 행동을 조심한다고 하였다. 또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峯類說)』 권1 시령부(時令部) 절서(節序)에 보면, "동방의 옛 풍속에 세수(歲首) 및 정월 첫 쥐날, 첫 말날 그리고 2월 1일을 삼가는 날이다."라고 하였다.

[절차]

광주광역시는 물론 우리나라 전역에서 십이간지속신은 설날부터 12일까지의 일진에 따라서 털날[有毛日]과 털 없는 날[無毛日]로 나누어 새해의 운세와 그 날의 길흉을 판단하는 풍속을 의미한다. 쥐·소·범·토끼·말·양·잔나비[원숭이]·닭·개·돼지 날은 유모일이고, 용·뱀 날은 무모일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설날이 유모일이면 그 해 풍년이 들고, 무모일일 때는 흉년이 든다고 믿는 등 다양한 속신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 구체적인 양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상자일(上子日): 정월 첫 쥐날은 일을 하면 손가락이 아린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쉬며, 쥐가 왕성해지는 날이므로 논이나 밭두렁에 쥐불을 놓았다. 또한 방아를 찧거나 콩을 볶아 먹고 빈 절구질을 하면 쥐가 없어지고 쥐눈이 멀게 된다고 하여 행하였으며 칼질과 가위질도 삼갔다고 한다.

2. 상축일(上丑日): 새해 첫 소날에는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사람들도 쉰다. 특히 이날은 칼과 관련된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어서, 만약 연장을 다루면 쟁기 보습이 부러지고 소가 발을 절룩거리게 된다고 한다. 또한 바느질과 칼질도 하지 말아야 하고, 이날 식량을 집 밖으로 내면 그 해 소가 쇠약해지고 죽는다고 피하였다. 그러나 이날 먼 길을 가는 것은 피해가 없다고 하여 정초에 먼 길을 떠나려면 이날을 가려서 간다.

3. 상인일(上寅日): 정월 첫 호랑이 날은 좋은 날로 생각하여 설날에 닫았던 가게의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다.

4. 상묘일(上卯日): 새해 첫 토끼날은 남자가 일찍 일어나 대문을 열어야 하고, 실을 짜서 주머니 끝에 달거나 옷고름이나 돌쩌귀에 달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믿는다. 이는 광주광역시에서 목화로 만든 실을 '명실'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명(命)실'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토끼날에 실로 옷을 지어 입으면 명이 길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5. 상진일(上辰日): 새해 첫 용날에는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우물에 알을 낳는다고 하여 이른 새벽에 남보다 먼저 우물물을 길러가는 풍습이 있다.

6. 상사일(上巳日): 예부터 집안에 뱀이 드는 것을 극히 꺼려하여, 새해 첫 뱀날에는 뱀을 막는 주술적 행위를 하였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날 아침 일찍 뱀입춘축을 마련하여 집의 기둥이나 담벽, 우물, 샘, 창고, 나뭇단 등에 거꾸로 붙인다. 뱀입춘축은 한지에 예로부터 뱀을 잘 죽였다는 '적제자(赤帝子)'나 '이삼만(李三萬)' 등의 글자를 써놓는 것을 말한다. 또 새벽에 피마자 나무에 왼새끼와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불을 붙인 후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뱀 지지자', '구렁이 지지자'를 외치면서 다니는데 이를 '뱀지지기' 혹은 '진대끗기'라고 한다.

7. 상오일(上午日): 정월 첫 말날은 말의 활동력과 관련하여 생기가 넘치는 것으로 믿어서 이날 먼 길을 나서는 데도 좋은 날이라고 믿었다.

8. 상미일(上未日)과 상신일(上申日): 새해 첫 염소날과 원숭이날에 특별한 세시풍속은 보기 힘들다. 다만 원숭이날에는 남자가 먼저 일어나 문을 열고 마당과 부엌을 쓸며, 이날 칼질을 하면 손을 베인다고 하여 조심한다.

9. 상유일(上酉日): 새해 첫 닭날에 일을 하면 가을에 추수하여 널어 놓은 곡식을 닭이 해친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쉬며, 빨래도 널지 않는다.

10. 상술일(上戌日): 새해 첫 개날은 특별한 풍속은 없다. 다만 이날 일을 하면 개가 텃밭에 가서 해를 끼친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쉰다.

11. 상해일(上亥日): 새해 첫 돼지날에 바느질을 하면 손이 아리고, 머리를 감거나 빗질을 하면 풍기(風氣)가 생긴다고 하여 꺼린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정초에 십이지일의 일정 기간을 삼가고 조심한다는 것은 한해의 시작 시점에서 새해를 위하여 특별히 염원하고 근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광역시에서도 예로부터 정초의 십이간지속신에 따라 행동에 조심을 기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서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의 변화로 정초의 간지속신을 믿고 행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이제는 구전으로 전할 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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