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60005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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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望月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광주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청우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48년 - 고정희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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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91년 - 고정희 사망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89년 -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 발표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89년 -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 시집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에 수록 |
배경 지역 | 국립5.18민주묘지 - 광주광역시 북구 민주로 200[운정동 산 35번지] |
성격 | 시 |
작가 | 고정희 |
[정의]
시인 고정희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지은 시.
[개설]
고정희(高靜熙)[1948~1991]가 지은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굿 형식을 띤 장시(長詩)이다. 1989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한 시집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에 수록되었다. 고정희는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으며, 1975년 『현대시학』에 「연가」, 「부활 그 이후」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가 수록된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는 마당굿판의 실제 공연을 위해 씌어진 시집이다.
[내용]
"오월 어머니가 부르는 노래", "세월이 우리 아픔 묻어주지 못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무릎꿇는 세상은", "눈물없이 부를 수 없는 이름 석 자" 등 각각의 소제목을 달고 이어지는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넋을 위로하기 위해 초혼(招魂)하듯 영령들의 이름을 부르며 점차 고조된다. 그리고 후반부 "이 넋을 받아 칼날을 거두소서"에 이르면 제목인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에 부합하게 부디 죽음과 절망의 "칼날"을 거두고 "원왕생"으로의 인도를 신에게 염원한다. 다시 말해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러한 죽음이 남긴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굿'인 셈이다. 그런 이유로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와 같은 시를 '굿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공동체가 겪은 슬픔은, 그 공동체를 파탄으로 몰고 갈 만큼 큰 슬픔은 말로써 치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恨)'은 끝내 그 공동체를 와해하는 지점까지 구성원들을 몰고 갈 것이다. 죽은 자를 기억하고 또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은 죽은 이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살아 남은 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고정희는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에서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징]
'굿시'라고 불릴 만큼,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굿의 본질을 잘 꿰뚫어 시화하고 있다. "세계의 심연 속에서 발산되는 초월자들의 응시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욕망을 달래기 위해 인간이 마련할 수 있는 제물들을 준비하는 것이 바로 굿이라는 행위의 본질이다."[백상현,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책세상, 2014]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상식을 벗어난 폭력의 양상이요, 죽음의 장이었다. 초월자를 호명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혼란과 곤란함의 끝에서 이루어지는 처절한 몸부림, 바로 '굿' 행위이다.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그 '굿' 행위를 풀어냄으로써 망월동에 잠든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고정희의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굿'의 형식을 차용하여 공동체가 겪은 절망과 슬픔에 대한 치유를 시도한다. 굿은 현장에서 연행을 전제로 하는데,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는 그러한 굿의 형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다분히 현장 연행적인 성격을 문체의 차원에서 보여준다. 긴 호흡 속에서 이어지는 구절들의 의미적 중첩과 반복이 자칫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완급 조절로 결코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월시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