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 드문드문 있었지. 지금 우리 집 같은 한옥이 산 아래 길 따라 있었어.” 90여 년을 궁동에서 산 이혁진[1906년생] 씨는 1949년 지은 한옥을 지금까지 관리 보존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옛 집을 헐고 새로 집을 지을 때 오래된 한옥을 헐지 않은 대신 바로 옆에 새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혁진 씨 집은 궁동의 옛 주거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
1360년대 궁동 일대에 처음으로 집성촌을 형성한 전의이씨 가문. 그 후 200여 년 뒤 궁동에 정착한 안동권씨 가문은 궁동의 대표 가문으로 마을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미 부천 일대에는 부평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수궁동에서 90여 년을 살아온 이혁진[1906년생] 씨는 부평이씨 13세손이다. 이혁진 씨는 경기도 오산에서 거주하다가 아홉 살 때 가족을 따라...
옛 서울 도심 곳곳에는 하천이 흘렀다. 근대화가 한창이던 1960~1970년대 서울의 실개천은 콘크리트 밑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의 흔적은 그대로 길이 됐다. 실개천을 복개한 모양대로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연하게 흐르는 길 양 옆으로는 건물이 들어섰다. 궁동을 매끄럽게 지나가는 궁동길의 본모습 또한 ‘물길’이다. 수궁동의 옛 이름은 ‘수룬’이다. 마을 어른...
수궁동은 궁동과 온수동을 합친 행정동이다. 1980년대 빌라 단지가 들어서기 전까지 두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먼저 안동권씨와 전의이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궁동의 옛 모습을 떠올려 본다. 정선옹주의 궁이 있었다 하여 ‘궁골’로 불리던 마을에는 여러 개의 뜸[한동네 안에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이 형성돼 있었다. 1915년부터 궁동에서 터전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