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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067
한자 祈雨祭
이칭/별칭 비우제,무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성복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날이 가물 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

[개설]

오래도록 비가 내리지 않아 농작물이 타들어 가면 기우제를 지낸다. 이를 비우제 또는 무제라고 한다. 천안 지역에서 전승되는 민간 기우제는 부녀자들이 주관하는 기우제와 남성들이 유교식으로 제사하는 기우제로 구분할 수 있다. 여성들이 지내는 기우제는 주로 마을의 공동 우물이나 시냇가로 나아가 고사를 지내고 나서 키에 물을 까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성이 주관하는 기우제는 마을의 유지나 면장 등이 신성하다고 여기는 주산(主山)[도읍이나 마을 등의 뒤쪽에 있는 산]에 올라가 직접 제를 지내기도 한다.

[서북구 업성동 감나무골]

심한 가뭄이 닥치면 동네 부녀자들이 모두 모여 기우제를 지낸다. 기우제 당일 아침이 되면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각자 머리에 키를 쓰고 풍물을 치면서 대동샘으로 간다. 샘에 도착한 부녀자들은 우물의 뚜껑을 열어 놓고 주위에 빙 둘러서서 사방에 절을 하며 “하느님, 유왕님, 제발 비 좀 주세요. 물이 없어 농사를 못 짓겠으니 비 좀 오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하게 치성을 드린다. 그러고 나서 대동샘의 물을 길어서 키에 담고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물을 까부르면서 한편에서는 풍물을 친다. 이렇게 기우제를 사흘간 지내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만일 기우제를 지냈는데도 비가 내릴 조짐이 없으면 며칠 뒤에 다시 제를 지낸다.

[동남구 수신면 해정 1리 엄정말]

비가 오지 않아 농사에 지장이 있으면 아낙네들이 주동이 되어 기우제를 지낸다. 여자들은 키에 물을 담아 대문 앞에서 까부른다. 키에서 떨어지는 물은 마치 비가 내리는 것을 연상시켜 곧 비가 내린다고 믿는다. 비가 내리는 장면을 모방한 전형적인 유감 주술(類感呪術)[모방 주술]인 것이다.

[서북구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

날이 가물 때 부녀자들과 남자들이 각각 기우제를 지낸다. 기우제를 지낼 날짜가 정해지면 각 가정에서는 사흘 전부터 왼새끼로 금줄을 꼬아 솔가지를 끼우고 대문 앞에 드리운다. 대문 양옆에 황토를 세 무더기씩 놓는다. 그런 다음 물병에 물을 가득 담고 버드나무 가지를 꽂아서 상 위에 올려 둔다. 더러는 물병을 대문 옆에 거꾸로 매달아 두면 버드나무 가지를 타고 마치 비가 내리듯이 뚝뚝 떨어진다. 또한 여자들은 키를 가지고 동네 개울로 나아가 비가 오는 시늉으로 물을 까부르고, 바가지에 물을 떠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뿌려서 물벼락을 준다.

그런가 하면 지독한 가뭄이 들면 면장이 돼지 한 마리를 사서 직산 향교 뒷산인 성산의 여제단(厲祭壇)[역질이 돌 때 제를 올리는 제단]에 올라 기우제를 지낸다. 기우제를 마치면 장정이 돼지의 입과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서 지게에 지고 내려온다. 돼지를 진 장정은 그 길로 직산읍 군동리·군서리의 골목마다 다니는데, 이때 여자들이 키에 물을 담아 들고 서 있다가 돼지가 지나가면 끼얹는다. 그러면서 “비요, 비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한편, 골목을 돌아 나온 장정은 다시 여제단으로 향하는데, 마을 사람들도 그 뒤를 따라 여제단에 오른다. 그리고 여제단 밑에서 돼지를 도살하고 그 피를 받아 제단에 뿌린다. 신성한 제단이 더러워졌으므로 이를 씻어내려고 하늘에서 비를 내려 준다고 한다.

[서북구 성성동 영성 마을]

날이 가물면 개인적으로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는데, 맏며느리가 솥뚜껑을 머리에 쓰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춤을 추면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며느리는 솥뚜껑을 이고 미친 듯이 춤을 추면서 “어이, 어제 그렇게 날도 좋더니, 오늘도 좋네만 비가 오는구나. 야, 비가 간다.”라고 외친다.

[의의]

천안 지역에서 전승되었던 기우제는 유감 주술의 원리와 오염 기우(汚染祈雨)의 원리를 핵심으로 한다. 부녀자들이 끼로 물을 까부르거나 빈 병에 물을 담아 거꾸로 매달아 놓는 것은 비가 내리는 장면을 묘사한 전형적인 유감 주술의 원리를 차용한 사례이다. 또한 제사 공간인 여제단에 돼지의 피를 뿌리는 까닭도 신성한 장소를 더럽힘으로써 비를 기원하는 오염 기우의 원리 때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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