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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리 돈마루 노적가리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081
한자 龍井里-
이칭/별칭 볏가릿대,풍년춤,낟가릿대,베가레,벼장대,유지기,화적,화간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놀이/놀이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용정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성복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소멸 시기/일시 1960년대 - 용정리 돈마루 노적가리 소멸
놀이 장소 용정리 돈마루 노적가리 - 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 돈마루 지도보기
성격 민속놀이|세시 풍속
노는 시기 정월 대보름|음력 2월 초하루
관련 의례 행사 이월 머슴날 행사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 돈마루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 세운 볏가릿대를 이월 초하룻날 쓰러뜨리며 풍농을 기원하던 의례와 놀이.

[개설]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 돈마루는 예로부터 부촌(富村)으로 손꼽히는 마을이어서 마을 내에 여러 명의 머슴을 거느린 대농가(大農家)가 많았다. 용정리에서는 볏가릿대를 속칭 노적가리로 불렀으며, 노적가리 세우기는 부잣집의 머슴들과 소작인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준비했다.

정월 대보름 아침 일꾼들이 마을 공터에 모여 회합을 갖고 노적가리를 세울 농가를 정하고, 풍장을 치고 장대로 노적가리를 만들어 세운다. 정월 대보름에 세운 노적가리는 이월 초하룻날 간단하게 고사를 지낸 후 쓰러뜨린다.

[연원]

용정리 돈마루 노적가리는 예로부터 전승되어 온 세시 풍속으로 알려져 있을 뿐 그 연원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 마을이 천안 전씨, 성주 현씨의 오랜 세거 지역임을 상기하면 조선 후기 이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볏가릿대를 세워 풍농을 기원하는 의례는 이미 조선 초기에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자(李耔)[1480~1533]의 『음애일기(陰厓日記)』에는 조선 시대에 행해졌던 벼가릿대의 모습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조선 후기에 편찬된 『경도잡지(京都雜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세시잡영(歲時雜詠)』 등에는 볏가릿대의 풍습이 주로 부잣집이나 가산이 넉넉한 반가(班家)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조사 정리한 천안 지역의 향토 오락 자료에는 정월 대보름에 행한 풍년춤이 등장한다. 풍년춤이란 바로 정월 대보름날에 세웠다가 이월 초하룻날 내리는 볏가릿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안 지역에서도 과거에는 볏가릿대를 세우는 풍속이 성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정월 대보름날 아침 일꾼들은 마을 공터에 모여 회합을 갖고 노적가리를 세울 농가를 정한다. 이어 풍장을 치고 가서 장대로 노적가리를 만들어 세우는데, 그 형태는 노적가리와 흡사하게 짚을 엮어서 장대 밑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여러 겹을 둘러 장식을 한다. 장대의 꼭대기에는 오곡의 씨앗을 담은 씨오쟁이를 매달고 동아줄을 틀어서 상단에 갈래로 묵는다. 그런 다음 일꾼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마당 한 모퉁이에 장대를 세우고 상단의 동아줄을 잡아당겨 지면에 팽팽하게 고정시킨다.

[놀이 방법]

노적가리가 세워지면 풍물패들은 부엌[조왕신], 장광[터주신], 샘[용왕신]을 차례로 돌며 축원을 하고 마당에서 흥겹게 지신밟기를 한다. 그러면 그 집에서 푸짐하게 술과 음식을 내어 일꾼들을 대접한다. 일꾼들은 부잣집을 돌며 하루 종일 노적가리를 세워 주고 술대접을 받으며 하루를 놀았다.

그런가 하면 이월 초하루가 되면 대보름에 세워둔 노적거리를 내린다. 이때 일꾼들은 풍물패를 앞세우고 가서 노적가리를 쓰러뜨리는데, 그 전에 노적가리 앞에 간단하게 주과포(酒果脯)를 진설한 다음 풍농을 비는 고사를 지낸다.

아울러 노적가리를 세울 때와 마찬가지로 풍물놀이로 축원을 해 주는데, 일꾼들을 맞이한 농가에서는 술상을 내어 대접한다. 한편 노적가리를 내리고 나면 씨오쟁이에 담겨 있던 오곡을 꺼내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씨앗이 그대로 있으면 가뭄이 들어 흉년이 들 조짐이고, 싹이 트거나 불어 있으면 물 사정이 좋아 풍년이 든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노적가리는 충남 지역에서 볏가릿대·낟가릿대·베가레·벼장대·유지기·화적(禾積)·화간(禾竿)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그 이름들에서 알 수 있듯이 벼농사가 풍년이 들어 이삭이 늘어진 모양 또는 노적가리의 형태를 형상화한 것이다. 특히 볏가릿대를 세우는 장대나 동아줄에 볏짚을 촘촘하게 끼워서 낱알이 많이 달린 벼이삭을 모방한 것은 풍농을 기원하는 모방 주술의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에 노적가리를 세우고, 이월 초하루 머슴날에 이를 쓰러뜨리며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과 놀이는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내포 지역 민속의 중요한 특징이다.

[현황]

정월 대보름날 노적가리를 세우는 풍습은 충청남도 지역에서는 서산·당진·아산 등 주로 내포 지역에서 전승되었던 세시 놀이이다. 천안 지역에서는 용정리 돈마루가 드물게 확인된 사례인데, 이 마을에서는 약 50여 년 전인 1960년대에 중단되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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