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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066
한자 洞祭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남향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마을의 무사태평을 위해 정기적으로 행해지는 마을 제사.

[개설]

마을은 종교적 측면에서 그 자체가 하나의 성스러운 장소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마을은 뒷산 중턱쯤에 산신당이 지어져 있고, 입구에는 서낭당·장승·솟대·탑·선돌·둥구나무 등을 두세 가지씩 복합적으로 모셨다. 이를 통하여 마을이 종교적인 성소(聖所)로서 기능함을 알 수 있다.

충청남도의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천안에서도 상당(上堂)과 하당(下堂)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먼저 상당신은 마을 뒷산의 조용한 곳에 모신 산신(山神)을 뜻하며, 하당신은 마을 입구의 장승·솟대·선돌·둥구나무·탑 등을 말한다. 그 외에 정제(井祭) 또는 요왕제, 유황제[용왕제]라 하여 샘에 정성을 드리기도 한다.

오늘날 천안 지역의 마을들이 산업화·도시화되면서 마을 신앙이 쇠퇴·소멸한 사례가 상당히 흔하다. 쇠퇴 과정에서 상당·하당 중 한 곳만 위하게 된 사례도 적지 않다. 동남구 목천읍 덕전리 유왕골과 같이 산신제는 폐지되고 당집만 보존된 사례도 있다.

[상당신이 돌보는 마을]

천안은 산신제가 보편화된 지역이다. 지리적·행정적 경계를 넘어서 상당히 많은 마을에서 산신을 위했다. 산신은 마을 전체의 안녕과 질서를 위하여 믿는 최고의 신이다. 주민들은 그를 존경하지만 무척 어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조용하게 모신다. 신령이 깃든 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고요한 곳이다. 마을 뒷산 중턱이나 꼭대기에 울창한 고목(古木)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적당한 어둠과 고요함이 깔려 있다. 산신이 좌정한 곳은 어느 마을이든지 한눈에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제삿날은 대개 음력으로 정월과 시월상달이다. 정월 열나흗날과 같이 날짜가 고정된 사례도 있고 길한 날로 택일하기도 한다. 동남구 풍세면 삼태리 금호와 같이 극히 일부 마을에서는 동짓달과 섣달에 정성을 드리기도 한다. 정월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년제(新年祭)의 성격을 지니며, 시월상달은 1년 농사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감사함이 녹아 있다.

제의 장소는 마을 뒷산 꼭대기나 중턱에 있으며 바위·소나무·샘과 같은 자연 제당의 형태도 있고 당집 제당도 있다. 제의 장소는 평소에도 인적이 드문 성스러운 곳이다. 당집 안에는 산신도(山神圖)와 위패를 봉안하는데, 현재까지 산신도가 보존된 사례는 거의 없고 서북구 성환읍 도하 2리와 같이 일부 마을에서만 산신의 위패를 봉안했다.

제삿날을 앞두고는 깨끗한 사람으로 제관(祭官)을 선출한다. 제물을 장만하는 사람을 가리켜 공양주 또는 유사(有司)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제물의 가짓수는 마을 형편에 따라서 얼마간 차이가 있다. 돼지머리·백설기·떡·포·삼색과실 등 어떤 제물이든 정갈하게 마련한다.

대개의 산신제에는 제관·유사·축관(祝官) 등 남성들만이 참여할 수 있다. 여성들은 엄격히 통제된다. 산신제가 치러지는 동안에 마을 사람들은 불을 환히 밝히고 제관들이 하산할 때까지 기다린다. 서북구 성성동 영성, 동남구 광덕면 행정리 구정 마을 등 일부 마을에서는 제관 일행이 산신제를 지내는 동안 각 가정에서 산신을 맞으려고 준비한다. 이를 마짐시루 또는 마중시루라 한다. 산신의 가호(加護)를 집안으로 적극적으로 이끌려는 방법이다.

마을에 따라서 산신만 위하기도 하고, 산신제를 마친 뒤 마을로 내려와 하당의 신령을 모시기도 한다.

[하당신이 돌보는 마을]

하당을 구성하는 장승·솟대·탑·선돌·둥구나무 등에 대한 제의는 흔히 거리제라 칭한다. 이 중에서 천안시에서는 탑을 신앙 대상물로 위하는 마을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사례에 따라서는 어떤 신체(神體)도 없이 마을 어귀에서 치러지는 제의를 거리제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거리는 마을 입구를 뜻한다.

행정리 구정 마을동남구 광덕면 대평리 대평원 마을에서는 장승과 솟대를 가리켜 각각 수살(守煞)과 수살대라고 칭했다. 이는 마을 입구에 세워져 들고 나가는 모든 액(厄)과 살(煞)을 막아서 마을을 지킨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공동 우물이나 샘에서 정제(井祭) 또는 요왕제, 유황제를 지내는 마을들이 있다. 흔히 농경지가 풍부한 평야 지대에 속한 마을일수록 정제를 지낼 확률이 높은 편이다.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우순풍조(雨順風調)[‘비가 때맞추어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분다.’라는 뜻]는 결국 수신(水神)의 가호를 이끄는 일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일부 마을에서는 정제를 마치고 우물에 농기(農旗)를 세우기도 했다. 이로써 풍농을 기원하고 마을의 액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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