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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0048
한자 言語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정태

[정의]

충청남도 천안 지역에서 쓰이는 음성과 문자로 표현되는 소통 수단.

[개설]

일정한 공간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체계화된 언어를 지역 방언이라고 할 때, 지리적으로 ‘천안’이라는 공간에서 소통의 매체로 사용하는 언어를 ‘천안 방언’이라 부를 수 있다. 이는 천안 지역의 독립된 언어 체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천안 지역 사람들의 삶과 전통과 문화가 함께 녹아들어 있다. 따라서 천안 방언은 천안 지역의 무형의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천안 방언은 우리나라 중부 방언 중의 하위 핵방언이다. 천안은 지리적으로는 충청남도의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동쪽은 충청북도의 청원군, 진천군과 접하고 있으며, 서쪽은 아산시, 남쪽은 공주시, 세종특별자치시에 접하고, 북쪽은 경기도 평택시, 안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공간이다. 이와 같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천안 지역의 사람들은 경기도와 충청북도 등과도 교류가 있었을 것이고, 이런 사정이 천안 방언에도 영향을 주었다.

[천안 방언의 형성과 발달]

천안 방언은 표준어와 달리 규범적이지 않으며 정교하지도 않다. 지배 세력의 교체에 따른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천안 지역의 언어도 그 소속이 복잡하다. 다른 지역과의 통폐합 등 행정 구역의 변경 결과로, 천안시가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천안 지역은 한반도의 중서부에 위치해 있어 중부 방언권에 속한다. 그렇지만 하위 방언으로서 충청남도 방언 중에서도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어, 충남의 내포 지역과 차령산맥 이남인 남부 지역과는 다른 핵방언[천안 방언]을 이루는 지역이다.

천안은 지형적으로 내륙에 위치해 있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농업이 주를 이루었기에 농업 관련 어휘가 발달했고, 내륙에서는 높지 않은 산과 물길을 따라 펼쳐진 평야를 가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내륙 생활어가 발달했다. 이처럼 천안의 지형·지세와 그들의 생활상이 천안 방언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또한 천안은 시가지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경부선이 있으며 남서로는 장항선이 뻗쳐 있고 서울, 진천, 아산, 공주, 평택, 대전 방향으로 사통팔달의 육로가 펼쳐져 있는 교통 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의 문화 교류에 따른 언어적 영향도 있다. 그 결과 다른 지역의 방언과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천안 지역의 방언적 특징이 형성되어 있다.

[천안 지역의 방언적 특징]

중부 방언의 핵방언으로 천안 방언도 일련의 방언적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언어 구조적인 측면에서 천안 방언은 소리, 문법, 의미[어휘] 등에서 천안 방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하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1) 소리의 특징

천안 방언의 소리 측면의 특징은 다른 충청남도 지역과 같은 점이 많다. 소리의 기본 단위인 음운에 있어서 19개의 자음과 최대 10모음 체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모음 체계는 노년층과 달리 젊은 층에서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단모음 /위/와 /외/를 이중모음 [위wi](윗마을→[윔(wim)마을]), [웨we](외국→[웨국])로 발음하거나,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위치에서 /에/와 /애/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교제’와 ‘교재’를 [교제]로 발음하는 점 등이다.

그리고 발음 특징[음운 현상]에서도 자음과 모음에서 여러 변이를 보여 준다. 이를테면, 자음 변이는 구개음화, 경음화, 마찰음화, 자음 동화[연구개음화와 양순음화] 등이 특징적이며, 모음 변이는 ‘이’ 모음 역행 동화, 모음 상승, 이중 모음의 단모음화, 전설 모음화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자음 변이는 밭이[바치], 해돋이[해도지] 등 비어두 위치의 ㄷ-구개음화가 있고, 어두에서의 ㄱ, ㅎ-구개음화가 다소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럭지[길이], 지름[기름], 지미찐다[기미 낀다], 지두른다[기다리다]’와 ‘상나무[향나무], 심껏[힘껏], 세빠닥[혓바닥]’ 등이다. 또한 여린소리[평음]를 된소리[경음]로 발음하는 경음화도 ‘떡꾹[떡국], 숙까락[숟갈]’ 등처럼 일반적인 현상 외에 천안 방언에서는 ‘쬐끼[조끼], 깨구락지[개구리], 또랑, 똘캉[도랑], 뻔디기[번데기], 꼬치장[고추장], 쎄다[세다], 꾸부린다[구부리다], 쪼금[조금]’ 등처럼, 많은 어휘에서 다양하게 실현되고 있다.

천안 방언에서의 마찰음화도 특징적이다. 체언이 곡용할 때, 음절말의 파찰음 ‘ㅈ, ㅊ’이나 파열음 ‘ㅌ’이 마찰음 ‘ㅅ’으로 변이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테면, ‘꼬시, 꼬세, 꼬슬[꽃+이, 에, 을], 소시, 소세, 소슬[솥+이, 에, 을], 저슬[젖을], 지스니[짖으니]’ 등이다. 그리고 수의적인 현상으로 양순음화[치조음+양순음→양순음+양순음]와 연구개음화[치조음, 양순음+연구개음→연구개음+연구개음] 등의 자음 동화도 발견할 수 있다. 즉 ‘맘메누리[맏며느리], 점부 다[전부 다], 굼불[군불]’ 등은 전자의 경우이고, ‘드끼시려[듣기 싫어], 하능겨[하는 거야], 겅거니[건거니], 송꼬락[손가락]/역꾸리[옆구리], 강기[감기], 공꾹[곰국]’ 등은 후자의 경우이다.

다음으로 모음 변이는 ‘이’ 모음 역행 동화가 생산적이다. ‘곰팽이[곰팡이], 냉기다[남기다], 매려워[마려워], 갱시니[간신히], 배짝[바짝], 깨딱해쓰문[까딱했으면], 가니깨[가니까]/세규[석유], 누데기~누디기[누더기], 데피다[덥히다], 그런베비[그런 법이], 가는 게지[가는 거지]/퇴끼~퇴껭이[토끼], 물꾀기~물께기[물고기], 쇵펴니루~셍펴니루[송편으로], 쐬기다~쎄기다[속이다], 쬐껴서~쩨껴서[쫒겨서]/뉘비옫[누비옷], 깜뷔기~깜비기[깜부기], 쥐겨버린다~지겨버린다[죽여 버린다]’ 등 ‘아→애, 어→에, 오→외, 우→위’같은 모습으로 실현되고 있다. 또한 입을 적게 벌려 노력을 절약하려는 모음 상승 현상도 적극적이다. ‘수지비[수제비], 지사빱[제삿밥], 비다[베다] 그러키~그리키[그렇게], 지비 간다[집에 간다]/슫딸[섣달], 츠녀[처녀], 그머리[거머리], 쯔거[적어], 드러워[더러워]/화루[화로], 두링이[도롱이], 고무네[고모네], 놀구[놀고], 사비루[삽으로]’ 등 ‘에→이, 어→으, 오→우’로의 변이이다. 더불어 이중 모음의 단모음화와 전설 모음화도 발견된다. ‘메딸[몇 달], 베락[벼락], 멘장[면장], 메누리[며느리], 숭본다[흉본다], 갠차너[괜찮아], 갠시리[괜시리], 질겡이[질경이], 성[형], 데린님[도련님], 뒤껃[뒤꼍], 커리[켤레]’는 전자의 경우이고, ‘보십[보습], 소시랑[쇠스랑]’은 후자의 경우이다.

천안 방언의 발음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특징이 있다. 즉 고어의 형태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기미[어레미], 불군다~불쿤다[불리다], 엿질금~엿지름[엿기름], 고물개[고무래], 실겅[시렁], 얼기빗[얼레빗]’ 등은 없어진 ‘ㄱ’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경우이며, ‘무수[무], 마실간다[마을 간다]’ 등은 없어진 ‘ㅅ’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처럼 천안 방언은 자음과 모음에서 특징적인 음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충청남도의 다른 지역과 일부 같은 모습도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천안 방언의 소리 측면의 특징이기도 하다.

2) 문법의 특징

문법 층위에서 천안 방언의 특징은 곡용과 활용에서 발견할 수 있다. 즉 조사와 어미, 불규칙 활용에서이다. 먼저 ‘나미말[남의 말]’처럼 관형격 조사 ‘-의’의 쓰임이 특이하며, 목적격에서 표준어의 /을, 를/ 외에 ‘얼, 럴’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싸럴[쌀을], 지벌[집을]’과 ‘버리럴[보리를], 글씨럴[글씨를]’ 등이다. 그리고 부사격 중 도구, 원인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으)로’에 대해서는 ‘나시루[낫으로], 병으루[병으로]’처럼 ‘(으~이)루’의 실현을 보이며, 처소의 조사로는 ‘너한티[너한테], 칭구보구[친구보고]’ 등이 특이하다. 또한 도달과 출발의 조사에 대해서도 드물게 ‘너꺼정[너까지]’이 쓰이며, ‘밥부텀[밥부터]’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어미 중에서는 상대법의 ‘해요’체 어미 ‘-어요’의 ‘-어유’로의 특징도 나타나고 있다. ‘몰러유[몰라요], 먹어유[먹어요], 이쓔[있어요], 봐유[보아요]’ 등처럼, 이들은 충청남도 방언의 특징이기도 한데, 끝음절을 길게 늘어뜨림을 병행한다. 그리고 ‘으라고 해’의 준말인 ‘으래’는 ‘머그랴[먹으래], 가랴[가래]’ 등처럼 ‘으랴’로만 실현된다. 아울러 명령형 어미의 ‘-해’도 ‘일햐[일해], 바퍄[밥해]’처럼 ‘-햐’로, 놀라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의문의 종결 어미 ‘-대’는 ‘가땨?[갔대?], 그래땨?[그랬대?]’처럼 ‘-댜’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연결 어미 중에서는 의도의 연결 어미 ‘(으)려고’가 ‘자불라구[잡으려고], 갈라구[가려고]’처럼, ‘(으)ㄹ라구’로 실현됨이 특이하다. 선어말 어미에서는 의지의 ‘-겠-’이 ‘-것-’으로 쓰이고 있다.

표준어와 달리 천안 방언은 특징적인 용언의 불규칙 활용을 보여 준다. 이를테면, ‘멀다’의 활용이 표준어에서는 ‘먼, 머냐? 멉니다, 머네’인데, 여기에서는 ‘머른, 머르냐? 머름니다, 머르네’ 등처럼 활용하고 있다. ‘잇다’도 표준어에서는 ‘이으니, 이어서, 이어라’인 반면, 천안 방언은 ‘이스니, 이서서, 이서라’와 같은 활용을 보여 주고 있다.

3) 어휘의 특징

천안 방언의 어휘적인 특징은 독자적인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충청남도의 동북 지역과 동궤의 방언형들이다. ‘가리친다[버릇을 고치다], 숭씬다~엄살떤다[엄살], 깨팽이[사금파리], 종다루[목말], 오돌개[오디], 동네샴[두레박우물], 고드래미[고드름], 암찌두리[암쇠], 수찌두리[숫쇠], 재물통[자물쇠]’ 등은 대체로 천안 방언의 특징적인 방언형이라 할 수 있다. ‘비눌[비듬], 나비[누에나방], 구연[추녀], 바름빡[바람벽], 조래미[조리], 산다~낸다[곡식 산다], 파러온다[곡식 판다]’ 등은 인접 지역 또는 충청남도의 방언형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와 같은 소리와 문법과 어휘의 특징들이 천안 지역의 언어요, 천안 지역 구성원들의 삶과 정서와 전통이 반영된 천안 방언인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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